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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오발로 의경 사망…도마 위 오른 총기 관리

입력 : 2015-08-26 00:04:54 수정 : 2015-08-26 00: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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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총기 오발 사고가 발생해 의경 1명이 사망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의 허술한 총기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8구경 권총으로 장난치다 실탄 발사

서울 은평경찰서는 25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경찰관의 총기 오발 사고로 박모(23) 상경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검문소에서 감독관인 박모 경위가 휴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을 꺼내 장난을 치던 중 실탄이 발사돼 박 상경의 왼쪽 가슴에 맞았다. 박 상경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즉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쯤 지나 숨졌다. 이날 사고는 함께 근무한 의경들이 검문소에서 간식을 먹는 것을 본 박 경위가 “나를 빼놓고 빵을 먹었다”며 권총을 들고 장난을 치다가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권총 원형 탄창의 두(1시 방향) 번째 칸을 비워 놓고 세 번째 칸에 공포탄, 넷째 칸에 실탄을 넣어 당연히 노리쇠가 빈칸에 맞춰져 있는 줄 알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실탄이 발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격발 사고 방지를 위해서 방아쇠를 고무로 고정하고 첫발은 반드시 공포탄이 발사된다”며 단순한 실수라기보다 허술한 실탄 관리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박 경위와 박 상경 외에 현장에 있던 의경 4명을 개별적으로 조사 중이며, 박 경위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경찰관의 총기 오발 사고로 의경 1명이 사망한 현장에 도착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차량에서 수사 장비를 챙기고 있다.
연합뉴스
◆잊을 만 하면 일어나는 경찰 총기 사고

경찰관이 총기로 장난을 치다가 오발 사고를 내 소중한 목숨이 희생된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총기로 장난을 친 것 자체가 평소 총기를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총기 사고는 최근 사례만 따져보더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광주에서는 흉기를 든 김모(33)씨와 대치하던 김모(30) 경장이 총기를 발사해 김씨가 숨졌다. 공포탄을 발사하려다 실탄이 나가 인명사고가 난 사례다. 지난 5월에는 인천 삼산경찰서 실내 사격장에서 외근 경찰관 사격 훈련 중 고장 난 총기를 조교가 점검하다가 총알 1발이 발사돼 벽을 맞췄다. 사람이 맞았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는 사고였다.

지난해 3월에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경비를 서던 의경의 K-2 소총에서 하늘로 실탄이 발사됐다. 이 의경은 실탄을 따로 지급받은 적이 없는데도 총기에 총알이 들어있어서 사고난 것이었다. 경찰은 소총에 왜 총알이 장전됐는지, 실탄의 출처가 어딘지 알아내지 못했다. 담당자는 이 사고를 은폐하려다 내부 제보로 적발돼 징계를 받았고, 언론을 통해 사건 발생 4개월 뒤에 사고가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이우중·김건호·오현태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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