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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내 전임자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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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9 22:42:06 수정 : 2024-04-19 22: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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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1년 2월 CNN방송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한 청중의 질문에 바이든은 “지난 4년간 뉴스에 나온 모든 것은 ‘트럼프’였다”며 투덜댔다. “트럼프에 관해 얘기하는 데 진절머리가 났다”고도 했다.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그때만 해도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와 한 번 더 겨루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후 바이든은 꽤 오랫동안 트럼프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굳이 트럼프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 ‘내 전임자’나 ‘전직 대통령’ 같은 표현을 썼다. 대통령이 정색하고 트럼프라고 부를 때마다 되레 그 존재감만 더 커진다고 여긴 듯하다. 하지만 트럼프를 한물간 정치인쯤으로 취급해 유권자의 뇌리에서 지우려 한 바이든의 시도는 실패했다. 대선까지 7개월도 채 안 남은 가운데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중이다.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지 전 세계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그러자 바이든의 입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유세 과정에선 트럼프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임기 동안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했다”며 그를 미국 제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1929∼1933년 재임)와 비교한 것이 대표적이다. 후버는 대공황 발생을 막지 못하고 수습에도 실패해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힌다. 바이든은 “그래서 난 가끔 트럼프를 ‘허버트 후버 트럼프’라고 부른다”고 농담을 던졌다. 후버와 트럼프를 뒤섞은 괴상한 이름에 청중은 폭소를 터뜨렸다.

엊그제 바이든이 트럼프를 비판하는 연설 도중 “내 전임자는 지금 조금 바쁘다”고 말했다. 각종 비리 혐의로 기소돼 연일 법정에 서야 하는 트럼프의 처지를 우회적으로 비꼰 것이다. 뉴욕 맨해튼 법원은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배심원단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다음 주부터 재판을 본격 개시한다고 밝혔다. 여러 형사사건 피고인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떠오른다. 차츰 현실화하는 ‘사법 리스크’ 때문일까. 4·10 총선 압승에도 이 대표 얼굴이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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