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공약 사업 이행 위해 총력
재개발·재건축 사업 지원단 부활
주민·단체 자치 함께 발전 목표
“그동안 현장을 찾아 주민 목소리를 듣고 민생의 어려움을 마주해 왔습니다. 어려운 현안일수록 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은 “앞으로도 더 가까이, 더 성실하게 구민 삶을 바꾸는 구정을 만들어 가겠다”며 취임 100일을 앞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장 구청장은 11일 4·2 재보궐선거로 취임한 지 100일을 맞는다.

장 구청장은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구정 안정화에 주력했다”고 지난 3개월을 돌아봤다. 문헌일 전 구청장이 지난해 10월 자진 사퇴한 뒤 구청장 자리가 반년 가까이 공석이었다.
장 구청장은 ‘100개 공약 사업’ 이행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민생 회복’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이행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주어진 임기가 1년이지만 실효성 있는 사업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내부 검토에서 그의 공약 상당수가 임기 내 실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교육 때문에 이사 가지 않는 ‘교육 도시’를 만드는 게 장 구청장의 목표다. 그는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에 지원하는 예산을 내년에 대폭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학교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한 교육 경비 보조로 시설 개보수, 학습 기자재 확충 등을 학교별로 고르게 지원한다. 관내에 초등학교 26개,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 14개가 있다. 올해 사업 예산은 12억5000만원이다. 교육 도시를 위해 지난달 30일 궁동에 경계선 지능(IQ 71~84)을 가진 느린 학습자를 위한 교육·체험 공간 ‘천천히나래센터’가 개소했다.
교육 환경은 주거 환경과 직결된다. 장 구청장이 취임 일성으로 ‘누구나 머물러 살고 싶은 구로’를 천명하고 주거 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는 이유다. 그는 “결국 재개발과 재건축”이라며 “전임 구청장 사퇴 후 중단됐던 ‘재개발·재건축 사업 지원단’을 부활시켜 건축, 갈등 관리 및 행정, 도시계획 분야별 전문가 3명을 민간 위원으로 위촉, 주민들을 찾아가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하는 업무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면적 15만2667㎡인 한국철도공사 구로차량사업소(차량 기지) 이전과 경부선·경인선 지하화도 지역 숙원 사업이다. 다만 장 구청장은 “개발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며 “주민 삶과 관련된 인권, 환경 등 다양한 영역을 고려한 균형 개발이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구는 25개 자치구에서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은 특색도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구에 사는 43만5750명 중 4만9532명, 11.4%가 중국 동포 등 외국인이다.
장 구청장은 “세계화가 예전엔 서구화였는데 요즘은 한·중·일과 동남아시아, 즉 ‘동아시아화’라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구로는 가장 국제화된 도시”라고 설파했다. 이어 내·외국인 상생을 강조하며 “문화적 다양성을 긍정적 에너지로 봐야 한다”고 했다. 중국 동포들이 소비 등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며, 중국동포한마음연합총회 등 주요 민간단체 4곳은 봉사 활동도 많이 한다는 설명이다.
구는 2017년 일찌감치 ‘다문화 명예 통장’ 제도를 도입해 외국인 주민의 구정 참여에 나섰다. 올 2분기 기준 귀화자 등 15명이 통장을 맡아 외국인 주민과 구정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구에 외국인 주민 의견을, 외국인 주민들에겐 구의 협조 사항을 전달하며 계도 활동도 한다.
장 구청장은 주민 참여를 보다 활성화할 방침이다. 그는 “기존의 주민 참여 예산제에 더해, 내년도 예산에 대한 주민 제안을 적극 받아 소관 부서에서 검토하고 예산안을 만들 것”이라며 “예산안은 주민 설명회를 하고 나서 구의회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민 자치가 단체 자치와 함께 발전해야 제대로 된 지방자치라는 게 시민운동을 오래 한 그의 소신이다.
장 구청장은 마지막으로 구로구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당부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건 구로공단이었습니다. 구로가 한국을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다는 정체성을 우리 (구민) 스스로 가져야 하고, 지난 역사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정부 차원의 산업화 박물관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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