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리가 진짜로 힘 썼다는 정황은 없어
영국 스코틀랜드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영국 배우 숀 코너리를 추모해 눈길을 끈다. 코너리는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 요원 역할로 유명하다.

2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번 스코틀랜드 방문은 총 나흘 일정으로 개인적 행보일 뿐 공식 행사는 아니다. 이 기간 트럼프는 그가 스코틀랜드에 소유한 두 곳의 골프 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먼저 스코틀랜드 남서부 해안가의 턴버리 골프 코스에서 주말을 보낸 뒤 북동부 메니 부근에 있는 골프 코스로 이동하게 된다.
트럼프는 기자들과 메니 골프 코스에 관해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코너리 얘기를 꺼냈다. 그는 “숀 코너리가 (골프장) 인허가를 받는 데 도움을 주었다”며 “숀 코너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런 훌륭한 코스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2020년 10월 코너리가 별세했을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애도의 글에서 메니 골프장 인허가 당시의 에피소드를 밝힌 적이 있다. 그는 “2008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골프장) 개발 사업 인허가를 받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코너리가 (당국에) ‘허가 좀 내줘라’고 말했다”며 “이후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갔다”고 회상했다.
다만 코너리가 정말 트럼프를 위해 골프장 인허가의 총대를 멨는지는 분명치 않다. 당시 메니가 속한 애버딘셔 지역 의회 건설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했던 마틴 포드는“(개발 사업 인허가) 과정에 코너리는 개입하지 않았다”며 “그는 공청회에 참석하지도, 진술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는 말로 트럼프의 주장을 부정한 바 있다.

트럼프에게 스코틀랜드는 ‘어머니의 땅’이다. 트럼프의 모친 메리 앤 매클라우드는 1912년 스코틀랜드 루이스 섬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했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며 연임에 실패한 트럼프는 2023년 5월 스코틀랜드에 갔다. 그가 대통령을 그만둔 뒤 외국 여행에 나선 첫 사례였다. 당시 트럼프는 스코틀랜드 애버딘 공항에 착륙한 전용기에서 내린 직후 취재진에게 “집에 오게 되어 기쁘다”(it is great to be home)고 말했다.
이번 트럼프의 스코틀랜드 방문은 개인 일정이지만 공식 행사도 준비돼 있다. BBC는 트럼프가 오는 28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미·영 무역 협상 등을 주제로 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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