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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욕설·막말·색깔론으로 시작된 국감, 국민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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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5 23:53:25 수정 : 2025-10-15 23: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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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2025.10.13. suncho21newsis.com

이재명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고성과 막말에다 색깔론까지 난무하는 ‘화풀이 국감’으로 전락했다. 행정부 실정을 파헤치고, 정책 대안을 따져야 하는 국감 본래 기능은 오간 데 없이 여야 공히 상대 진영 때리기에만 골몰하며 정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니 국회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닌가. 언제까지 이런 국감을 지켜봐야 할지 답답할 노릇이다.

첫날 국감부터 난장판을 면치 못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는 14시간의 고성과 설전 끝에 자정이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와중에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조 대법원장의 얼굴을 합성하고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적은 패널을 공개한 것은 사법부 수장에 대한 도 넘은 조롱이자 모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쯤 되면 국감 질의가 아니라 인신공격이다. 어제 법사위가 대법원 현장 국감에 나서는 과정에서도 여야 간 거친 공방이 벌어졌다.

국감 현장은 가는 곳마다 욕설과 막말로 점철됐다. 13일 법사위 국감에서 최고령인 박지원(83) 민주당 의원과 신동욱(60) 국민의힘 의원 간 ‘반말’ 실랑이가 빚어졌다. 박 의원이 시간을 넘겨 질의를 이어가는데 국민의힘 측에서 항의하자 “조용히 해”라고 소리치며 시작된 것이다. 신 의원이 “연세 많으시다고 반말해도 됩니까”라고 하자 박 의원은 “너한텐 해도 돼”라고 대꾸했다. 한술 더 떠 국방위 국감에선 “왜 지X이야”, “내란이 지X이지”라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방이 오가며 국감이 파행을 빚었다. 오죽했으면 국감장에 출석한 국방부 공무원들조차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았겠는가.

1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사적 보복을 당했다”며 자신을 비하한 문자메시지와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면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낯 뜨거운 장면이 연출됐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이런 국회의원들의 추태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였다. 심지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철 지난 ‘색깔론’ 공방까지 벌인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캄보디아 납치·고문 사태에다 붕괴한 정부 전산망 복구 등 산적한 현안이 어디 하나둘인가. 이제라도 여야는 소모적인 공방을 멈추고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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