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수출… 에너지 중심 수입
연내 FTA 체결 땐 교역에 ‘날개’
올해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무역 규모는 27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양국 간 교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재명정부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인도 외교정책인 신남방정책을 계승하기로 하면서 아세안 중 상위 교역국인 말레이시아와의 경제 협력은 확대될 전망이다.

1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수출입 규모는 약 180억9000만달러다. 이 추세이면 올해 무역액은 27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무역액 244억2000만달러보다 11% 이상 늘어난 규모다. 2020년(179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1.5배가량 성장했다.
한국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말레이시아에서 에너지와 전자부품 등 원자재를 주로 수입하고,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을 주로 수출한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품목 중 석유제품이 24억9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반도체(23억8400만달러), 철강판(3억9700만달러), 합성고무(3억8800만달러), 정밀화학원료(3억5400만달러) 등 순이었다.
산업군 호황기에 따라 상위 수출품목이 바뀌는데, 최근 4년간은 석유제품이 수출품목 1위였다. 올해(8월 기준)의 경우 반도체(31억2600만달러) 수출액이 석유제품(12억7800만달러)을 2배 이상 뛰어넘었다. 2023년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지났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급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와의 AI 산업 협력이 강화되면 반도체 수출 등 첨단산업 제품 교역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말레이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했다. 지난해 33억8400만달러를 수입했고, 반도체(22억2700만달러), 반도체제조용장비(16억1000만달러), 석유제품(13억900만달러), 컴퓨터(8억64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출이 회복됨에 따라 무역수지는 개선되는 추세다. 우리 정부는 말레이시아와 연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FTA가 체결되면 아세안 교역·투자 기반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 정부가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정책을 계승하고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에 대한 외교정책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아세안 국가들과 경제 협력은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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