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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돌본 치매 장모 떠난 뒤…왕종근 “해방감 있었다” 솔직 고백

입력 : 2025-11-13 21:00:00 수정 : 2025-11-13 18:48:57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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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종근. 유튜브 채널 ‘TVCHOSUN – TV조선’ 캡처

4년간 치매를 앓던 장모를 돌보다 지난 5월 이별을 맞은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왕종근. 끝이 보이지 않던 돌봄의 시간을 마주하며 느낀 상실감과 복합적인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은 그의 고백이 안방을 울렸다. 그는 아들에게 자신의 노년을 어떻게 맞고 싶은지 조용히 전하며, 가족이 다시는 같은 무게를 짊어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왕종근, 김미숙 부부가 TV조선 ‘퍼펙트 라이프’에 출연해 장모의 투병과 별세 이후 근황을 전했다. 해당 방송은 지난 12일 공개됐다.

 

왕종근은 “치매를 앓으신 장모님을 4년간 모셨는데, 올해 5월에 별세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모님이 계실 때는 온 가족의 시선과 관심이 모두 장모님께 집중됐었는데, 떠나시고 나니 허탈하다. 아내는 아직 못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왕종근, 김미숙 부부. TV조선 ‘퍼펙트 라이프’ 방송 화면 캡처

김미숙 씨는 어머니의 마지막 시기를 떠올리며 “기억이 약간 왔다 갔다 할 때는 제가 삼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꿀꺽’ 하면 따라 하셨다. 마지막엔 (신체의) 모든 기관들이 서서히 기능을 잃는 걸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엄마와의 추억이 너무 많아서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왕종근은 “제가 보기엔 (아내에게) 우울증이 왔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왕종근은 장모를 떠나보낸 뒤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고도 고백했다. 그는 “사실 장모님이 돌아가신 뒤 해방감이 있었다. 사람들이 욕할지라도 솔직히 마음이 편해졌다. 그동안 가슴에 무거운 돌을 얹어놓은 듯 답답했는데 이제 숨 쉴 수 있는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김미숙 씨는 “남편은 엄마에게 완벽한 사위였다. 저라면 그럴 수 없었을 것 같다”며 존경을 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부부의 건강을 걱정한 아들 재민 씨도 등장했다. 아들은 “요즘 엄마, 아빠가 깜빡깜빡하시는 모습이 있다”며 가족과 함께 치매 검사를 받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왕종근 가족. TV조선 ‘퍼펙트 라이프’ 방송 화면 캡처

검사 결과 왕종근은 치매 ‘중위험군’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ApoE4 단백질이 있다”고 설명했고, “유전적인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운동 등을 잘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검진을 마친 뒤 왕종근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걱정을 꺼냈다. “나는 미리 유언을 하겠다. 만약 내가 치매에 걸리면 절대로 집에서 같이 고통받지 마라. 요양병원에 보내고 면회도 오지 마라”라며 “내 아들도 모르고 내 아내도 누군지 잘 모르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들은 “아빠는 이 이야기를 3년째 하고 있다”며 “가족력이 있는 걸 인지하고 있으니 우리는 조심하면 된다. 걱정하지 말라”고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김미숙 씨는 “우리 둘이 건강해야 재민이가 나처럼 고생 안 하지 않겠냐”며 치매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전했다.

 

왕종근. TV조선 ‘퍼펙트 라이프’ 방송 화면 캡처

왕종근의 걱정이 유독 큰 이유는 장모와 4년간 함께 생활하며 돌봄의 시간을 온전히 겪어왔기 때문이다. 그 일상은 장모가 생전에 출연했던 방송을 통해 일부 공개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방송된 MBN ‘알약방’에서는 왕종근이 치매 진단을 받은 장모를 3년째 모시며 이어온 생활과 건강 관리 방식이 소개됐다.

 

방송에서 왕종근은 아침 일찍 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는 “매일 아침 신문을 보는데 이유가 있다. 일정하게 출근하는 데가 없지 않나. 생활이 불규칙하다 보니 아침마다 신문을 보는 게 나름의 내 규칙이다. 그다음에 운동하는 것까지 이런 걸 지켜줘야 내 생활이 어지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잠시 후 아내 김미숙 씨와 장모가 거실로 나왔다. 왕종근은 “장모님, 잘 잤어요?”라며 안부를 물었고, 부부와 장모는 공복에 마시는 음양탕으로 수분을 보충하며 건강한 아침을 열었다. 이어 김미숙 씨는 가족들의 혈당을 직접 체크하며 건강 상태를 살폈다.

 

김미숙 씨는 이렇게까지 온 가족의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이유에 대해 “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계신데 사실 5년 전쯤 뇌경색이 살짝 왔다가 가셨다. 그런데 그 이전에 엄마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까지 세 가지 병이 있었다”고 말했다.

 

왕종근은 “그래서 지금 우리가 후회가 되는 게 장모님 뇌경색 왔을 때 혈관성 문제가 있다고 했을 때부터 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그걸 간과하고 지나간 게 참 후회가 된다. 그때부터 관리했으면 치매가 안 왔을 수도 있고”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왕종근 가족. MBN ‘알약방’ 방송 화면 캡처

김미숙 씨는 “지금 엄마는 혈관성 치매도 왔고, 거기다가 알츠하이머성 치매까지 겹쳐서 사실 상황이 나쁜 편이다”라며 “나도 갱년기 지나면서 고지혈증이 생겼다. 두통도 많고, 앉았다 일어나면 핑 쓰러지기도 하고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증상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혈압과 연관이 있다고 하더라. 엄마 질환이 나한테 고스란히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왕종근은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우리 가족 중에 그런 혈관 질환 환자가 나오니까 그냥 지나가면 안 되는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장모 돌봄과 별세, 그리고 스스로의 치매 가능성을 마주한 왕종근 가족의 이야기는 노년을 준비하는 많은 이들에게 현실적인 공감과 고민을 남겼다. 부부는 아들을 떠올리며 이제는 건강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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