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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간첩죄 개정 미적대는 정치권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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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을 넘어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반도체, 로봇, 방산과 같은 첨단산업기술 패권을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하는 시대가 됐다. 한국의 기술력은 이른바 조(선)방(산)원(자력)은 물론 삼성과 하이닉스가 이끄는 반도체 산업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적어도 한국의 간첩죄 규정이 개정되어 시행되고 있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아마도 반세기 일찍 경제 대국, 아니면 독점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현행 형법상 간첩죄 규정은 ‘적국(敵國)’에 한정하고 있어 사문화된 규정이나 다름없어서다. 현대의 산업기술 유출과 산업스파이 대응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대한민국은 안방에서 첨단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해결할 방법 역시 간단하다. 적국을 외국으로 글자 하나만 바꾸거나 외국 단어 하나만 추가하면 된다. 간첩죄 적용 대상을 ‘외국(우방국 포함)’ 또는 ‘외국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면 된다는 의미다. 1953년 제정된 형법 제98조의 간첩죄는 ‘적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적국이 아닌 국가의 간첩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 학계와 실무계에서는 법 개정의 시급성을 강조해 왔었다. 2024년 6월 중국인 유학생이 부산 해군기지에 정박한 미국 항공모함 등 군사시설을 촬영한 사건이나, 국군정보사령부 군무원과 정보사 요원의 군사 기밀 유출 사례에서도 우리 정부는 간첩죄로 처벌하지 못했다. 한국의 간첩죄 규정은 빈 껍데기에 불과한 것을 입증한 것이나 다름없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국방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다. 국가기밀과 산업기밀을 보호하는 방첩(Counter-Intelligence) 활동은 국가안보의 핵심이다. 대한민국 경제와 국격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국가가 지켜야 할 기밀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지만, 현행 간첩법은 단 한 번의 개정도 없는 상징적인 법 규정에 머물러 있다.

주요국은 이미 시대상을 반영해 간첩죄 처벌 대상을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지만, 유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만이 낡아빠진 법제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중국은 2023년 간첩법을 개정해 한국 반도체 기술자를 체포했고,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국계 미국인 수미 테리를 외국인등록법(FARA)으로 체포하는 등 세계 각국은 모든 외국 세력에 의한 국가기밀 및 기술 유출에 대비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국가정보원에 의하면 최근 5년 동안 산업기술 해외 유출 피해액이 20조원으로 추산됐고, 106건의 산업기술 유출 사례가 적발됐지만,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는 비웃음거리 국가로 전락한 지 오래다. 더구나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되어 간첩 수사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문화된 간첩죄 규정은 국가안보의 공백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전 세계 국가들은 정보기관의 역할과 기능 및 법 제도를 강화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우연일까?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치권은 아직 간첩죄 규정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 묻고 싶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간첩죄를 개정하지 않고 있는가? 국가의 안위와 경제, 그리고 국부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정치인의 책무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길 당부한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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