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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규칼럼] “정치는 국민보다 半步만 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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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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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선거, 여권 독주에도 경고장
서울시장 패배는 전화위복 계기
李,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 입장
여당은 당심 대신 민심 경청하길

지방선거에서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집권 초기에는 여당에 유리하고 중후반에는 야당이 강세를 보인다. 취임 직후 지방선거를 치른 정부는 김대중, 문재인, 윤석열, 이재명정부다. 패턴대로 모두 여당이 이겼지만, 이번 6·3선거에서 여당은 환호하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을 정도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시장을 야당에 내준 대목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표현대로 뼈아팠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저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했다.

이재명정부 1년 성적표는 60% 안팎의 대통령 지지율이 보여주듯 양호하다. 그런데도 민심의 경고장을 받았다. 정치 상황이 유사한 문재인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문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남북정상회담 효과로 지지율이 80%대까지 치솟은 호조건에서 지방선거를 치렀다. 이재명, 문재인정부 모두 직전 보수 대통령 탄핵과 ‘촛불민심’의 강력한 후광효과도 봤다. 탄핵 후유증으로 지리멸렬해진 야당 복도 누렸다.

조남규 논설실장
조남규 논설실장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지방선거, 총선에서 연거푸 압승하고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문재인 대선후보를 찍지 않은 59% 국민을 배제한 채 지지층만 바라보고 독주한 탓이다. 집권 과정에서 이념 과잉정책을 고집하고 ‘팬덤’을 즐기다 중도층 이반을 초래했다. 나라를 반쪽으로 쪼갠 ‘조국 사태’는 윤석열정부 탄생의 씨앗이 됐다.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하다는 현 여권은 달라야 한다. 그 첫 번째 시험대가 ‘조작기소’ 특검법(이하 특검법) 처리 여부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검사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반(反)법치주의 법안이다. 특검법 추진 문제는 여당 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에서 가장 민감하고 논쟁적인 쟁점이 될 것이다. 여당 내에서도 특검법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법 위에 존재하는 ‘국민정서법’의 무서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설사 이 대통령 관련 공소를 취소한다고 해도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 그 과정에 관련된 인사들은 모두 수사 대상이 되고 또 다른 혐의로 공소가 제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근한 사례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다스(DAS)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대선 승리로 이 의혹을 잠재웠다. 하지만 정권이 넘어가자 결국 사법처리됐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정부 검찰이 자신에게 적용한 각종 혐의가 정치보복 차원에서 조작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한다.

두 번째 시험대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무리한 검찰개혁이다. 검찰을 악마화하는 지금 여당 분위기에서 권리당원 표에 목을 매는 당 대표 후보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 여당 관계자는 “여당 내엔 보완수사권 존치론이 많고 이 대통령도 남겨두길 원하지만 문제는 여당 강경파다. 존치론자들도 강성 당원들 눈치를 보며 다른 소리를 한다”고 개탄했다. 당 대표 출마를 시사한 김민석 총리가 보완수사권 폐지로 기운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여당의 가장 큰 딜레마가 민심과 당심의 괴리다. 여론조사로 집계된 민심은 과반이 공소취소 권한 가진 특검법 반대, 보완수사권 존치인데 여당 지지층의 생각은 정반대다. 여당이 6·3선거에서 서울·대구시장, 경남지사까지 석권했으면 특검법 처리와 보완수사권 폐지를 ‘민의’로 포장했을 것이다. 어쩌면 ‘압승’하지 못한 것이 여권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대로 중수청이 출범하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수사 난맥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법무부 고위관계자는 “고위급 경찰들 만나 보면 검사가 보완수사를 해서 기소해 주길 원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민심을 악화시킬 사법 혼란이 여권에 도움이 되겠나. 여당은 6·3 민심의 경고를 강성 지지층 설득의 명분으로 삼아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는 국민보다 반보만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개혁을 경계한 언급이었다. 특검법과 검찰개혁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가 국민보다 뒤로 가면 안 된다”고 조언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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