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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손만 흔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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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존경의 말, 공손한 태도, 특별한 동작이 있다. 그런데 그 동작은 민족이나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오늘은 인사하는 동작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한국 학교에서 인사하기는 손 흔들기, 고개 끄덕이기, 허리 굽혀 절하기 등이 있다. 손 흔들기는 학생 간이나 교사가 학생의 인사에 답할 때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학생이 교사에게 손을 흔들면서 인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인사 문화는 일반 직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부하 직원은 상사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상사는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답례한다.

중국 학교에서 흔히 하는 인사 방식은 손 흔들기와 고개 끄덕이기다. 이 두 방식은 학생과 학생, 교사와 교사, 학생과 교사 사이에 다 가능하다. 학생이 교사에게 인사할 때는 허리를 살짝 굽히고 손을 흔들면 되고 교사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면서 손을 흔든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허리를 굽혀 인사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른 문화를 가진 한국인과 중국인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몇 년 전의 일이다. 한국 대기업 임원들이 중국에 가 자기 회사의 생산 시설을 시찰하였다. 3시간의 시찰을 마친 임원들은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미리 대기하고 있던 소형 버스에 올랐다. 이때 중국 직원들은 길 양옆에 한 줄로 서서 한국 임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중국 직원들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허리를 굽히거나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이것을 본 한 한국인 임원은 “저 사람들은 인사는 하지 않고 손만 흔드네”라고 말하며 못마땅해했다.

장한업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장한업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비슷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한 대학 교수가 수업을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복도 저편에서 같은 과 중국 유학생 세 명이 교수를 알아보고는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들은 “교수님,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고 손을 가슴 높이에 들고 흔들었다. 교수는 “안녕!”이라고 말하고 똑같은 방식으로 손을 흔들었다. 예기치 않은 만남이라 반가웠지만 그들의 인사 방식은 계속 마음에 걸렸다. 교수는 연구실로 가면서 ‘중국에서는 교수에게 저렇게 인사하나?’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과거 중국에도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쥐공(鞠躬)이라는 인사법이 있었다. 한국어로는 ‘국궁’이라고 발음하는데, 이 용어는 한국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쥐’는 ‘구부린다’라는 뜻이고, ‘공’은 ‘신체’라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에서는 결혼식, 장례식, 공개 사과 행사가 아니면 ‘쥐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관행은 20세기 초만 해도 일반적이었지만 20세기 중반에는 사라졌다. 중국의 역사학자 장리판은 “민국(공화국)이 되었으니 예전처럼 누가 누구에게 절할 필요가 없다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하고 “서양 문화를 익히겠다는 의식도 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또 하나의 전통적 인사법인 공수(拱手)도 마찬가지다. 두 손을 마주 잡고 팔을 가슴 위로 올려 존중을 표시하는 이 인사법은 공자가 살던 주나라 때부터 존재했지만 오늘날에는 중국 영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인사법이 다르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 사람들은 중국 사람이 손만 흔들며 인사해도 그것을 무례한 행동으로 여기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 손 흔들기는 오늘날 중국의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인 인사 방식이니까 말이다. 중국 사람들은 적어도 한국에 있는 동안만은 윗사람에게 손만 흔들며 인사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에서 손 흔들기는 친구나 가족 간에만 가능하고, 사회생활에서는 어색하거나 무례하게 여겨질 수 있다.

 

장한업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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