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된 스포츠 선수라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서 금메달을 딴 것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을 큰 성과다.
그러나 금메달에 대한 보상으로 병역특례를 얻게 되는 현 제도적 환경은 축하 대신 “병역특례 아니었으면 저렇게 열심히 했겠느냐”는 냉소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의 병역특례 관련 언행이 사회적 논란을 빚으면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25사단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 지뢰 폭발로 작전 중이던 장병들이 다친 것과 맞물려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예술·체육 병역특례는 1973년 유신 체제 당시 도입됐다. 엘리트 예술·체육인이 국제 대회에 참가해 큰 성과를 거두면 국가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병역자원도 충분했으므로 예술·체육인에 대한 병역특례를 시행해도 입영 대상자 확보가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고령화·저출생 등으로 병역자원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이를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병역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병역 이행기인 20대 초·중반은 향후 30여년 동안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시기다. 이것은 운동선수도 일반인도 예외가 없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청년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나라에 바친다. ‘국가 수호를 위한 희생엔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서 강해지는 이유다.
군복무 기간이 계속 줄어든 것도 병역특례의 필요성을 떨어뜨린다. 병역 의무가 없는 여성 메달리스트와의 보상 형평성 지적도 있다. 한국 외에 메달리스트에게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병역특례를 놓고 사회적 논의 요구가 커지는 것은 이 같은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국방부가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를 포함한 보충역 감축·폐지를 추진하려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병역특례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토방위에 필요한 병력 확보 여부다. 병역특례를 지속해도 국가안보에 지장이 없을 수준의 군대를 유지할 병역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최우선적으로 따져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폐지해야 한다. 군 병력이나 구조 등에 다소 여유가 있다면 병역특례 대상과 범위를 축소·조정하거나 방법을 바꾸는 등의 재정비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병역특례를 축소·조정할 경우엔 ‘공정성’이 필수다. 국민은 병역 제도의 공정성을 요구한다. 공정성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또 다른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군복무 대상인 청년들이 병역특례 제도가 공정성을 지녔다고 인식할 정도의 제도적 정교함을 갖춰야 한다. 서로 다른 종목과 대회의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따져보는 작업도 필수다.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되는 예술·체육인에 대한 공적 의식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 시대 변화와 병역 공정성, 국민 공감대 등을 감안한 병역특례의 정책적 변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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