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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분기 영업익 100조 돌파 ‘새 역사’… 글로벌 빅테크 최초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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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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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發 메모리 슈퍼사이클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82.5% 늘어나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외 유일
하이닉스에 밀렸던 HBM 본궤도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주효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연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 외에 세계 어떤 기업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그간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려 고전하던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탄력받고, D램(휘발성메모리)과 낸드플래시(비휘발성메모리)의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사업 전반에 경쟁력을 회복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6% 증가한 195조원, 영업이익은 782.5% 늘어난 107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전 세계 테크 기업 중 역대 최고 실적(2분기 영업이익 89조4900억원)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4분기도 청신호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한 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수원=남정탁 기자
4분기도 청신호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한 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수원=남정탁 기자

삼성전자보다 분기 영업이익이 높았던 사례는 2022년 2분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아람코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인 2022년 2분기에 낸 영업이익(115조7543억원)이 유일하다. 분기별 매출로 보면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빅테크가 올해 1∼2분기 150조원에서 250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영업이익은 37조원에서 55조원 사이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세계 첫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를 이끈 곳은 반도체 사업 중심의 DS 부문이다. 핵심은 HBM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를 양산 출하하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섰다. HBM은 엔비디아·구글·AMD 등이 만드는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다.

 

삼성전자는 HBM4 출하 후 1위인 SK하이닉스를 맹추격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2026년 1분기 21%에서 2분기 33%로 상승했다.

전략적으로 선택한 고객 다변화도 눈부신 실적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ASIC(주문형반도체) 진영에서도 기회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 투자를 확대하면서 ASIC용 HBM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시장이 보다 많은 메모리와 투자를 필요로 하는 ‘에이전트 AI’로 재편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몸값도 치솟았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범용 D램 평균 가격은 26달러로 6개월 연속 상승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도 30.6달러로 21개월 연속 올랐다. HBM 제조를 위해 선단 웨이퍼 생산능력이 대거 묶이자 일반 D램의 공급 기근이 더욱 심화하고 다시 전체 메모리 판가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 영향이다.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수요가 폭증하면서 낸드플래시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2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38%)과 낸드플래시 시장(28%) 1위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는 HBM과 D램,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효과를 모두 누렸다.

반면 구체적인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DS 부문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LSI(반도체 설계) 사업부가 2분기 대비 적자를 축소하며 1조원 안팎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공장) 가동 준비에 따른 초기 비용과 첨단 공정 투자로 인한 대규모 고정비 부담이 여전히 수익성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6.5%로 정체돼 있다.

 

향후 전망은 안정적이다. 내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글로벌 빅테크와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한 가격 협상력 우위가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사이에서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어 개발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AI 속도조절론’이 제기됐지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은 오히려 가열되면서 4분기에도 삼성전자가 새로운 역사를 쓸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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