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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스미레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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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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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수준의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현재의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국이 나에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소녀 바둑 천재 나카무라 스미레(仲邑菫·17) 6단이 한국행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에서 연마한 스미레 6단은 일본기원이 2019년 신설한 영재특별등용으로 일본 사상 최연소인 10세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다. 2023년 2월엔 일본 4대 바둑대회인 여류기성전에서 3연패(連覇)를 노리던 상대를 누르고 최연소인 13세11개월 만에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해 10월 왕관을 쓴 채 “세계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기사가 되고 싶다”며 한국행을 발표했을 때 한·일이 놀랐다. 일본 프로기사 최초의 외국행이다.

15세 생일날인 2024년 3월2일 한국기원 이적 후 나선 첫 대국 패배 후 “이제부터 한국 프로라는 것이 실감됐다”며 “강해지는 것은 앞으로 5년 정도라고 생각해 하루하루를 소중히 해서 지금까지 이상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3개월 후 비공식 대회인 제1회 국제바둑춘향대회에서 한복을 입고 이적 후 첫 우승을 했다. 2025년 제4회 효림배 미래여제최강전에서 첫 공식대회 타이틀을 얻었다. 이번엔 우승상금 1억원의 국내 최대 규모인 제1회 Sh수협은행 여자바둑최강전 결승에 진출해 일전을 준비 중이다. 대국에서 지면 분해서 눈물 흘리던 ‘꼬마 스미레’를 기억하는 팬들은 대견하다 생각할 것이다.

일본 매체는 스미레 6단을 소개할 때마다 ‘바둑 강국 한국’이라는 표현을 쓴다. 어린 나이 바둑 선진국 일본에 건너가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둔다”며 바둑계를 제패한 조치훈 9단 시절을 떠올리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바둑뿐 아니라 K팝이나 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본인이 적지 않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스의 ‘감자’ 시라카와 게이쇼, 벚꽃 바람의 주역 여자농구 신한은행의 노구치 사쿠라가 있다. 여자배구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 감독도 일본 국가대표 출신이다. ‘거제 야호’로 유명한 리센느 멤버 이토 미나미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이 일본인에게 도전의 장이 된 것 자체가 격세지감이다. 국경과 국적을 뛰어넘어 활약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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