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 재진입 막는 차단막은 당분간 유지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한 달 넘게 머물다 바다로 나간 흑상어 ‘부캉이’가 일주일째 목격되지 않으면서 먼바다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3일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 기관에 따르면 부캉이는 지난달 27일 부산항의 한 부두에서 시민 제보로 한 차례 확인된 것을 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0일 매일 하던 현장 관찰을 멈추고 시민 제보가 들어오면 출동하는 방식으로 바꿨지만, 지난 2일까지 목격 제보는 들어오지 않았다.
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바깥 바다로 나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현우 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지난 1일 “북항 앞바다로 나간 부캉이가 바깥 바다 쪽으로 이동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캉이가 종적을 감춘 지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인 오는 3일쯤 최종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양수산부는 아직 신중하다. 김현성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지난 2일 “현재로서는 외해로 나갔다고 최종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며 “별도의 최종 판단 기준이나 공식 발표 계획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캉이는 지난 9월 18일 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친수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이 ‘북항이’를 소리 나는 대로 불러 ‘부캉이’라는 애칭을 붙였고, 수산과학원은 지난달 6일 영상 분석으로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임을 최종 확인했다. 흑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부캉이가 한 달 넘게 수로를 벗어나지 못하자 해수부와 부산시 등은 세 차례 외해 유도작업을 벌였다. 부캉이는 지난달 21일 세 번째 작업 끝에 수로를 벗어났다가 그날 밤 출구 차단막 안쪽으로 되돌아왔고, 이튿날 다시 바다 쪽으로 나갔다. 그사이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60만명을 넘었고 휴일에는 하루 최대 10만명이 몰렸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최근 주말·휴일 방문객은 하루 1만명 정도로, 대부분 행사 참가자다.
◆ 부두 따라 넓힌 반경…수온은 20도 아래로
수로를 나온 부캉이는 제1부두 앞바다를 맴돌다 지난달 24일부터 약 2㎞ 떨어진 국제여객터미널 부두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수산과학원은 관찰 당시 부캉이가 정상적으로 헤엄쳤고 겉으로 보이는 상처도 없어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관찰 범위를 제5부두 앞바다까지 넓혔지만 부캉이를 찾지 못했다.
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 신호로 보지 않는다. 김 연구사는 지난달 24일 “상어는 물 속에 잠겨 헤엄치는 게 정상적인 행동”이라며 “현재는 정상적인 유영 패턴을 되찾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로 안쪽 얕은 물에서 지느러미를 드러낸 채 헤엄치던 모습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도 지난달 30일 “부캉이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면서 북항 앞바다에서 목격될 확률이 매우 낮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부캉이의 행방을 가를 변수로는 수온이 꼽힌다. 부캉이가 처음 발견될 무렵 25도 안팎이던 북항 앞바다 표층 수온은 부캉이가 자취를 감출 무렵 올가을 처음 20도 아래로 내려갔다. 같은 무렵 외해 쪽 대한해협 수온은 21.1도로 북항보다 높았다. 수산과학원이 파악한 지난달 29일 북항 인근 수온은 19.4도로, 흑상어가 주로 사는 18∼26도의 하한선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부캉이가 북항 앞바다 깊은 곳에서 잠영하고 있을 가능성과 이미 부산항을 거쳐 외해로 나갔을 가능성을 함께 본다. 최윤 국립군산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31일 “수온이 떨어지자 부캉이가 따뜻한 깊은 바닷속으로 잠영하면서 수면으로 올라오는 횟수가 뜸해져 눈에 띄지 않는 것”이라며 “이동 패턴을 감안하면 제7부두 앞바다를 거쳐 이미 북항 외해로 나갔을 가능성도 크며, 앞으로 육안으로 포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는 지난 2일에는 “현 시점에서는 부캉이가 자연으로 돌아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따르면 북태평양 온대해역에 사는 흑상어는 수온이 낮아지면 따뜻한 남쪽으로 강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설명이다.
◆ 수로 차단막은 당분간 그대로
당국은 부캉이가 친수공원 수로로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차단막을 당분간 남겨 둘 방침이다. 부캉이가 외해로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될 때 철거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적절한 시점에 수산과학원 등 관계 기관과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과학원은 비상대기조를 꾸려 두고, 부캉이를 봤다는 제보가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 위치와 건강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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