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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진화냐… 확산이냐… 이번주 최대고비

입력 : 2010-02-08 00:46:22 수정 : 2010-02-08 00: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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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금융위기가 이번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예정된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에서는 금융위기의 진앙인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 등에 대한 위기 해소방안이 논의되고, 10일에는 사실상 이번 사태를 촉발한 그리스에서 공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초대 ‘EU 대통령’에 취임한 헤르만 판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판롬파위 상임의장은 11일 특별정상회의를 소집하고 회원국 재정건전성과 출구전략,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논의를 이끈다. 토론 대부분은 회원국 재정건전성과 금융위기 해소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재정적자 감축안을 설명하고 다른 회원국에 재정적자 감축안을 최종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할 전망이다. 그리스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7일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긴축정책을 철저히 시행할 방침”이라며 “그리스가 이미 공표한 조치들은 어김 없이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스 문제가 조기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PIIGS 국가에 가장 먼저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된다.

정상회의 결과는 예단하기 힘들다.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도움을 줄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국가들은 PIIGS 국가 지원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다. 일각에서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처럼 EU가 공동체 차원의 경기부양책 마련에 실패해 위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유럽 금융위기가 단순히 금융·경제 위기가 아니라 EU의 정치적 리더십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위기는 개별 회원국이 경제·재정정책 결정을 주도함에 따라 EU 전체 차원에서는 정치적 지도력을 행사하기 힘든 EU의 구조적 모순과 관련이 있다”면서 “이는 EU의 위기 대처능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의에 앞서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은 “충분히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마리아 테레사 페르난데스 데 라 베가 스페인 부총리는 5일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스페인은 강한 금융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국가부도 위기설을 일축했고, 페르난도 도스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도 재정적자 감축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5일 재계·노동계 지도자들과 회동한 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파테로 총리가 공개한 방안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고용안정을 위해 채택하고 있는 ‘단축 근로제’와 같은 것으로, 기업들이 정리해고를 하는 대신에 근로자들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고용을 유지토록 한 내용이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탈리아는 민간 저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공공 재정을 잘 운영한 덕분에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등보다 훨씬 체질이 강하다”면서 ‘PIIGS’에서 이탈리아는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공공노조연맹(ADEDY)의 총파업은 EU 특별정상회의 하루 전 예고돼 회의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리스 공공노조 파업은 민간부문 파업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포르투갈 노동계와 야당의 동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공공노조 파업이 도미노처럼 번지면 PIIGS 정부의 상황제어 능력과 재정 감축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론이 확산돼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 반면 공공노조 파업이 정부와의 타협으로 극적으로 취소될 경우 금융위기 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안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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