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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인간의 자유의지는 뇌의 속임수 결과일 수도

입력 : 2016-05-01 13:57:45 수정 : 2016-05-01 13: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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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수없이 많은 선택과 마주한다. 점심은 집에서 해먹을까, 외식을 할까? 서울우유를 살까, 매일우유를 살까, 아니면 요거트를 살까? 오늘은 퇴근 후 운동을 할까, 친구와 술을 마실까? 그날 감정 및 욕망, 상황을 따져본 뒤 가장 괜찮은 바를 ‘결정’하기 마련이다.

이같은 의식의 결정을 ‘자유의지(free will)’라고 부른다. 인간의 행동과 삶의 주인은 인간의 의식이라는 의미다. 일상의 숱한 선택은 내 자유의지의 결과다. 내가 그 순간 가장 하고 싶거나 옳다고 판단한 데 따른 행동인 셈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미국 프린스턴대 애덤 베어·폴 브룸 교수는 과학저널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자유의지는 뇌가 만들어낸 환상(illusion)에 불과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컴퓨터 모니터에 불규칙적으로 나타난 다섯가지 하얀색 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어 연구진은 재빨리 원의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꾼뒤 질문했다. 빨간색으로 바뀐 원이 애초 선택한 게 맞았는지, 다른 원인지, 아니면 시간이 없어 하나도 고르지 못했는지를 답하도록 했다.

그런데 "내가 고른대로 나왔다"고 응답한 비율은 30%가 넘었다. 통계적으로 따져보면 정답률은 20%를 넘기 힘들다. 연구진이 하얀색 원이 빨간색 원으로 바뀌는 시간을 늦춘 뒤 다시 물어본 결과는 달랐다. 이전 실험과 달리 "맞다"는 응답률은 20%였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는 피실험자들 마음이 사건의 순서 즈음해 바뀌었다는 증거"라며 "첫 번째 실험에서 원을 고르지 못한 이들의 일부가 원 하나를 골랐다고 스스로 믿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는 손가락을 움직이라는 명령과 동시에 "이제 손가락을 움직여야지"라는 의식을 함께 심어준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자유의지가 결정한 선택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인간의 뇌는 찰나의 순간 "이 결과는 이미 내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라는 조작된 믿음을 심어줄 수도 있다.

연구진은 "실험결과는 이번처럼 빠르게 진행된 선택에만 적용될 뿐 장시간에 걸친 의식과 사고에는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간이 모든 신체기관과 의식적 경험을 모두 관장한다는 철갑 같은 믿음은 사실 뇌가 조작한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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