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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조양호 회장의 아쉬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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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03 18:02:20 수정 : 2016-05-03 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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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조 회장이 3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그 동안 유치위원장으로서 국민의 염원인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이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헌신해온 그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등 한진그룹 내 현안이 조 회장의 강판을 이끌었다.

한진해운과 이를 둘러싼 그룹의 위기를 조기에 수습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앞서 한진해운은 지난 4월 22일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깨끗하게 경영권을 포기했다.

채권단은 4일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여부를 논의하고, 채권단의 동의를 얻게 되면 자율협약을 맺게 된다.

한진해운은 조 회장에게 각별한 회사다. 그룹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 철학을 실천하고, 국적 선사의 정상화를 위해 조 회장은 기꺼이 구원투수로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한진해운은 대한항공 및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1조원을 지원받는 등 총 2억100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확보를 진행했다.

조 회장의 경우 한진해운 회장이지만, 흑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스스로의 강력한 정상화 의지도 표명했다.

아울러 용선이 만료되는 고용선료 선박 반선을 통한 비용절감, 고비용 저효율 선박 처분 통한 노선 합리화, 수익성 낮은 노선 철수로 인한 공급 축소 및 수지 개선 등 뼈를 깎는 수준의 원가절감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2014년 2분기부터 영업흑자를 실현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급격한 글로벌 해운업 장기불황과 시장급변은 불가항력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도 조 회장이 구원투수 격으로 받아들인 직책이다.

그가 회장을 조직위원장을 맡은 2014년 8월은 전 세계 경기 침체로 항공과 해운 부문의 업황이 좋지 않던 시기였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은 처음에는 당시 산적한 그룹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조직위원장 자리를 고사했다.

하지만 두 차례 실패 끝에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던 평창올림픽 유치를 이뤄낸 유치위원장으로서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위한 국가적 사명감과, 성공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이뤄내겠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2014년 8월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조직위원장직을 수락한 이후 조 회장은 개폐회식장 이전, 분산개최 논란 등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개폐회식장을 비롯한 경기장 건설을 본 궤도에 올려 놓았으며, 국내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전경련, 상공회의소 등을 직접 찾아 프리젠테이션까지 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지난 2월 정선과 보광의 테스트 이벤트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대회 운영 준비를 위한 기틀도 다졌다.

조 회장은 그러나 최근 진행 중인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등 그룹 내 현안을 두루 살피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다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조직위원장직 사임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한진해운 회장직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내려놨다고 해서 책임을 완전히 내려 놓은 것도 아니다.

우선 조 회장은 조직위원장 사퇴 후에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 회장은 앞으로 자율협약을 앞둔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특히 자율협약에 따른 지원을 근간으로 용선료의 조정 및 선박 금융, 금융기관 차입금, 공모 회사채 상환유예 등 채무조정 방안과, 사옥 및 보유 지분 매각, 터미널 등 자산 유동화 등 고강도 자구안 통해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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