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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월드컵 열기가 식은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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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축구는 온 국민이 하나 되어 환호하던 축제의 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2026 북중미 대회 분위기는 썰렁하다.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 축구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는다.

 

지상파 3사의 공동 중계가 사라진 점, 종편 채널인 JTBC의 중계권 독점, 북미 대륙과의 시차로 인한 낮 시간대 경기 중계의 한계 등을 이유로 꼽는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나는 이번 23회 북중미 월드컵의 열기 저하가 중계 방식이나 시차 때문이 아니라, 언론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된 ‘이상 현상’이라고 단언한다.

 

과거 월드컵 뉴스는 신문과 공중파 방송이 전담했다. 그러나 미디어 환경이 유튜브와 인터넷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스포츠 뉴스의 질과 양은 급격히 하락했다. 가장 큰 원인은 현장 취재 인력의 감소다. 대부분 유튜브와 인터넷 언론은 소규모여서 현장 취재가 어렵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 현장에서 취재 ID를 발급받아 활동하는 대한민국 기자는 53명(신문 기준)에 불과하다. 22회 카타르 월드컵 65명, 21회 러시아 55명, 20회 브라질 65명에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현장감이 거세된 뉴스는 경기 결과 전달에만 급급할 뿐, 경기 전후의 생생한 가십이나 현장 분위기를 담아내지 못한다. 경기를 예고하고 기대감을 조성하던 시스템이 약해진 탓에, 팬들은 경기가 언제 열리는지도 모른다.

 

스포츠 보도의 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70년대 이후 스포츠 뉴스의 산실 역할을 해온 스포츠 전문지들의 몰락은 치명적이다.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일간스포츠가 이번 월드컵에는 취재기자를 파견하지 않았다. 여기에 무분별한 언론 매체의 증가는 오히려 스포츠 보도의 질적 하락을 불러왔다. 너무 많은 매체가 난립하며 광고 수익은 분산되었고, 언론사는 경영난에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칼날을 맞은 곳이 바로 체육부였다. 대다수 중앙 언론사가 독립적인 체육부를 다른 부서와 통합하며 취재기자의 수는 반토막이 났다. 스포츠를 현장의 생생한 기록으로 전달해야 할 기자들이 책상에 앉아 기사를 ‘생산’하니 독자들의 가슴을 뛰게 할 심층 보도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더욱 뼈아픈 사실은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고 인프라가 붕괴한다면, 향후 대한민국 스포츠는 세계 무대에서 ‘동네북’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월드컵의 열기 논란에 앞서 우리 사회가 스포츠라는 문화적 자산을 얼마나 소홀히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그 현장을 기록할 언론의 토대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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