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과정에서 자신을 추격해 온 경찰관의 권총으로 총격을 시도한 50대 강도범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3m 거리에서 경찰관을 향해 실제 방아쇠까지 당겼으나 권총의 오발 방지 장치가 작동하면서 아찔한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울산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동규)는 살인미수와 특수강도미수 ,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25일 오후 12시30분쯤 울산 남구의 한 공터 인근에서 차를 버리고 담장을 넘어 자신을 쫓아오는 B 경찰관을 피해 달아나고 있었다. 경찰관이 A씨를 뒤에서 덮쳤고, 두 사람은 바닥에 뒹굴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조끼에 있던 권총집 고정장치가 부서졌고, 권총이 바닥에 떨어졌다.
A씨는 떨어진 권총을 먼저 잡았다. 그러고 3m 거리에서 경찰관의 상반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오발 방지 장치에 방아쇠가 걸리면서 실제 총알이 발사되진 않았다. 경찰관은 A씨 위로 올라타서 눕힌 다음 권총을 쥔 손목을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바닥에 눌렀다. A씨는 격하게 반항하면서 끝까지 권총을 놓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10분 뒤 현장에 다른 경찰관 3명이 더 도착하면서 제압됐다.
A씨가 경찰관에게 쫓기게 된 건 전날 벌인 강도범행 때문이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20분쯤 울산 남구의 한 거리를 지나던 50대 여성을 보고 금품 등을 뺏기로 했다. A씨는 이 여성이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 올라타는 순간을 노렸다. 해당 여성이 주차된 차량 운전석 문을 열고 타자마자 반대편 조수석 문을 열고 따라 탔다. 그러고 흉기를 목에 들이대며 “시키는 대로 하면 아무 일 안 일어난다”며 인적이 드문 곳으로 운전하게 했다.
A씨는 차량이 한 숙박업소 앞에 도착하자 여성의 양손과 양다리를 묶으려고 했다. 해당 여성은 승용차 경적을 여러 차례 누르고 소리를 지르면서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A씨는 해당 여성의 얼굴을 때린 뒤 금품을 빼앗으려다 그대로 달아났다.
A씨는 다른 승용차를 훔쳐 타고 도주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A씨가 훔친 차량을 파악해 수배를 내렸고, 수배 차량 검색 시스템에 해당 차량이 포착됐다. 이를 B 경찰관이 쫓으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A씨는 도박공간개설죄 등의 범죄로 실형을 살다가 출소한 지 3개월여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과정에서 A씨 측은 “자살을 하려고 권총을 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체포되지 않으려고 격렬히 저항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자살을 결심하고 이를 위해 권총을 잡았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경찰관이 자칫 생명을 잃을 뻔 했다”면서 “법정에서도 반성하는 태도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강도상해, 특수강도, 성범죄, 도로교통법 위반 등 처벌 전력이 다수 있는 등 준법 의식이 현저히 미약한 것으로 보여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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