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8월 3∼9일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제11차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75개를 포함해 메달 99개와 부문별 종합 우승컵 3개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24개국 선수와 감독 1320여명이 참가했다. ITF는 최홍희 전 육군 소장이 1966년 서울에서 창설한 단체다. 그는 박정희정부와 갈등을 빚다가 1972년 캐나다로 망명했고, 한국에서는 이듬해 당시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장 주도로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출범했다. 연맹 이름은 2017년 WT(World Taekwondo)로 바뀌었는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하는 WT 규정으로 치러진다.
최 전 소장은 1980년 ITF 시범단과 평양을 찾아 태권도를 전수했다. 이후 북한은 ITF 체계에서 선수들을 키워왔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엔 지금까지 한 명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최홍희 초대 총재가 숨지자 지난 4월 별세한 북한의 장웅 전 IOC 위원이 2002년부터 13년간 ITF를 이끌었고, 2015년 종신 명예총재로 추대됐다.
WT 가입국은 작년 기준 213개로 유엔(193개)과 국제축구연맹(FIFA·212개)보다 많다. ITF는 예전 공산권 국가들이 다수 가입한 상태다. 두 단체는 2014년 난징 여름 청소년 올림픽에서 양해각서를 맺고 교류를 거듭하다가 2018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태권도를 공동 등재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으나 끝내 신청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연내 북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먼저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는 소식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북한이 2024년 3월 단독 등재를 신청했는데, 당시 우리 정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후 남북 공동 등재 가능성 등을 타진하다가 지난 3월 말에야 뒤늦게 신청서를 냈다고 한다. 앞서 등재된 씨름(2018년)·택견(2011년)과 달리 태권도는 역사적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네스코 지정 필수 절차인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에 미온적이었던 국가유산청의 늦장 대응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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