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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승차감 개선한 에쿠스, 뒷좌석 시승기

입력 : 2013-05-28 10:17:56 수정 : 2013-05-28 10: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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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에쿠스를 시승을 앞두고 의외의 소식이 들려왔다. 현대차에 따르면 에쿠스가 중동 지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바일 매거진’에서 ‘2013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 독일 플래그십 세단을 누르고 차지한 성과다. 국내에서는 수입차에 밀려 점차 시장을 내주고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무엇인가 달라진 모양이다. 그동안 시승을 위해 만나보기 힘들었던 국산 대형차 에쿠스를 타보기로 했다.

23일 서울시내와 경기도를 돌아본 에쿠스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다. 안락함은 물론이고 3.8ℓ 대형 가솔린엔진이 연료 효율성도 갖췄다. 도심 주행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시승중 기록한 8.3㎞/ℓ의 연비는 뛰어나다. 복합공인연비 8.9㎞/ℓ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시승은 주로 서울 시내에서 이뤄졌다. 강북에서 강남으로 도심을 가로질러 이동했고 저녁시간에는 간선도로의 가다 서다 반복하는 구간도 이용했다. 이튿날에는 경기도 인근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대형 세단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시승이었다. 시승차는 8950만원의 익스클루시브 트림 VS380 모델이었다.

차체 길이 5160㎜의 에쿠스는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물론 이보다 350㎜ 더 긴 에쿠스 리무진이 있지만 이 차를 바탕으로 개조한 차다. 당당한 위용을 갖췄다. 공차중량은 1915㎏에 이른다. 2톤에 가까운 큰 덩치를 V6 3.8ℓ의 람다 GDI 가솔린 엔진으로 구동한다. 완전히 플랫폼을 바꾼 에쿠스가 등장한 이후 후륜구동이 적용되며 승차감은 한층 좋아졌다.

실내에 들어서니 넓은 공간이 차의 성격을 말해준다. 실내는 거주성이 좋다. 키 183cm의 운전자가 좌석을 적당히 맞추고 앉았다. 앞·뒤 문짝 사이 기둥인 B필러가 운전자의 어깨보다 약간 뒤로 넘어간다. 일반적인 승용차가 어깨 앞으로 나오는 것과 비교된다. 그만큼 뒷자리 공간이 확보됐다는 뜻이다. 앞좌석 세팅을 그대로 두고 뒷자리로 넘어갔다. 더 넓은 공간이 나온다. 앞·뒷좌석에 키 180cm 이상인 사람 4명이 타도 넉넉하다. 특히, 조수석쪽 뒷좌석은 편의사양이 더 갖춰졌다. VS380의 경우 뒷좌석은 앞·뒤로 시트가 움직이며 각도를 조절해준다. 앞좌석을 편의에 따라 앞으로 밀어낼 수 있다. 다리공간이 최대로 넓어진다.

이번 시승은 동료 기자에게 운전을 맡기고 뒷좌석에서 시작했다. 시트를 늘어지게 눕히고 앞좌석까지 접었더니 넓은 공간이 나온다. 왼쪽 팔받침에는 오디오, 공조시스템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가득하다. 시내 주행을 시작하자 차는 스르르 밀려나간다. 아무런 소음도 없다. 벤츠, BMW와는 다른 세팅이다. 한 국산차 연구원은 국내 소비자들은 고급차가 조용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역시 국산 고급차는 정숙성에 큰 점수를 줘야한다. 노면 소음은 물론이고 2미터 앞에 있는 3.8ℓ의 거대한 엔진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FM 93.1에 맞춰 클래식 음악을 들으니 피아노의 건반 소리 하나하나가 살아난다. 방음이 잘된 것이 일차적 이유지만 에쿠스에 들어간 렉시콘 오디오 성능이 좋기 때문이다. 뒷좌석 시트는 특히 머리 부분이 편하다. 좌우 움직임도 잡아주고 몸을 안락하게 붙잡는다.

공조시스템은 뒷좌석 중앙은 물론 좌우 기둥에도 달려있다. 팔받침에 있는 스위치로 조작할 수 있다. 좌석마다 따로 작동하는 열선시트와 공조시스템 온도조절이 최적의 온도를 맞춰준다. 다소 더웠던 날씨였고 시승차에는 선팅도 되지 않았지만 버튼 하나로 햇빛가리개를 올리고 내렸다. 서울시내를 이미 달리고 있었지만 문 밖과 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이래서 뒷자리를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즈음 다시 운전석으로 옮겨탔다.

운전석에 앉으니 단순하고 큼직한 글씨가 쓰인 각종 버튼이 가득하다. 버튼에 있는 영어는 어지간한 차에서 보던 것과 달리 더 크다. 만약 노안이 와서 작은 글씨가 안 보인다 해도 그다지 문제는 없겠다. 버튼 글씨 크기까지 조절하는 것은 렉서스 등 럭셔리 세단의 기본적 미덕이었다. 에쿠스 역시 이런 면까지 꼼꼼하게 고려했다.

가속페달을 밟고 주행에 나섰다. 최고출력인 334마력이 6400rpm에서 나오고 최대 토크 40.3㎏·m는 5100rpm에서 나온다. 전형적인 고 회전 엔진이다. 이미 제네시스쿠페와 제네시스 등에서 자주 봤던 구성이다. 스티어링휠은 우드와 가죽을 섞었다. 핸들에는 버튼 리모컨들이 가득 들었다.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나중에는 습관처럼 사용하는 기능들이다. 주행성능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줄어든 차체 진동이다. 기존 에쿠스가 부드러움을 추구하다 보니 출렁임이 심해 뒷좌석에서 멀미가 날 정도였던 것이 생각난다. 반면 페이스리프트된 신형은 단단하지만 흔들림이 적다. 고속에서 특히 살아나는 안정성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엔진과 변속기의 출력에는 아쉬움이 있다. 고 회전 위주의 특성 때문에 3000∼4000rpm 이상을 올려야 힘을 받는다. 가솔린 엔진의 한계이기도 하고 터보를 적용하기 어려운 GDI 엔진의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경기도 국도를 다니면서 앞차에 맞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했다. 최고속도를 80㎞/h로 정해놓고 앞차를 따라갔다. 버튼을 눌러 차간거리는 중간으로 설정했다. 차는 정지할 때까지 앞차와 속도를 맞춘다. 정지하면 크루즈컨트롤 버튼이나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 출발할 수 있다. 계륵 같던 크루즈컨트롤이 쓸모있게 개선됐다. 물론 처음 사용이라 기계를 믿지 못해 브레이크 위에서 발이 꿈틀거렸다. 끼어들어 오는 차도 제대로 인식했다. 주의할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신호등이나 톨게이트에서는 반드시 이 기능을 꺼야한다. 오랜 시간 고속도로를 달려가다가 만약 이 기능에 맞춰 서행했다면 앞차를 따라 그대로 달려나갈 우려도 있다.

현대차는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하면서 LED와 면발광 램프를 촘촘히 박아놓는다. 헤드라이트에 주간주행등은 물론이고 브레이크등까지 LED를 넣는다. 물론 최근 공개된 신형 벤츠 S클래스도 모든 전구를 LED로 바꿀 만큼 세계적인 추세는 맞다. 그러나 백색의 LED는 차가운 느낌을 준다. 실내에서는 특히 그렇다. LED의 밝은 느낌 보다는 차가 조금 더 안락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상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해보인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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