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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몸낮춘 유승민… 靑 반응은 여전히 '싸늘'

입력 : 2015-06-26 18:47:44 수정 : 2015-06-27 13: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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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원내대표 '사면초가'…"마음 푸시길"… 朴대통령에 거듭 사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 사과하며 바짝 엎드렸다. 국회법 개정안 파동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유 원내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의 사퇴 압력 등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박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한 것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참석자들에게 허리를 거의 90도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수여식 인사말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파동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공개 사과했다.
◆더 낮은 자세로…“마음 열어주시길”


유 원내대표는 전날보다 자세를 더 낮췄다. 이날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해 즉석 발언 대신 인사말로 준비한 A4 용지를 품속에서 꺼내 읽었다. 아침 일찍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 숙고를 거쳐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죄송하다”고 한 그는 인사말에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한발짝 더 나갔다. “여당으로서 충분히 뒷받침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표정이 침울했고 목소리가 떨렸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도 저희에게 마음을 푸시라”고 거듭 용서를 구했다. 박 대통령이 “여당의 원내사령탑도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한데 대한 반성문을 쓴 것이다.

청와대에 대한 표현도 이전과 크게 달랐다. 지난해 외교부 국감에서 “청와대 얼라(어린아이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무시했으나 이번엔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당·청이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했다. 또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고 박 대통령을 격찬하며 적극적인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박근혜대통령이 26일 오전 제주시 중앙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동영상을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더 낮은 자세로… “마음 열어주시길”

유 원내대표는 자존심이 세다. 누구 앞에서든 할 말은 하고 걸어온 싸움은 피하지 않는 ‘사나이 스타일’이다. 젊은 나이에 유력 대선후보들의 최측근을 지내며 내공을 쌓은데 따른 경쟁력과 자신감이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아니다 싶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다. 이 때문에 자신을 향해 박 대통령이 “자기 정치만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을 때 원내대표직을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나 꼿꼿함 대신 굽히고 굽혔다. 그런 만큼 이날 사과는 사태 수습을 위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적받고 김무성 대표가 주문한 당·청 관계 회복을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나는 박근혜정부와 박 대통령의 성공을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라며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새로운 마음으로 힘을 합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원내대표의 행보는 전략적 후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할 데까지 해보다가 안되면 반격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겸손모드 유지… 관계회복에 주력

유 원내대표는 당분간 박 대통령과의 관계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필요하면 주말쯤 청와대와 직접 소통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일단 경색된 이 관계부터 푸는 데 필요하다면 (사과 이상도) 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주 초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개 사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겸손모드’를 유지하며 언행을 조심할 것으로 보인다. 매주 금요일 개최하던 회의도 취소했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오해를 풀기 위해 소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메르스·가뭄 관련 추가경정예산 등 당·정·청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바로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그가 사과만 한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 지적에 반박성 해명도 곁들였다. 그는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까지 언급하며 무능력을 질타한 부분에 대해 “경제활성화법도 30개 중 23개를 처리했다”며 “이제 5개 정도 남은 법들은 야당이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법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회 사정상 야당이 반대하면 꼼짝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된다”고 자성했다. 또 “제가 원내대표로서 가장 노력한 것은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어떻게든 박근혜정부의 개혁성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진심이었다”고 강조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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