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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이웃 애완견 잡아먹은 주민들

입력 : 2016-10-04 19:30:00 수정 : 2016-10-05 15: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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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경찰, 70대 등 4명 조사/“도로에 쓰러져 있던 것 가져가/ 버리기 아까워 나눠 가져” 진술/ 개주인 “이해 못 해… 처벌해달라”
집을 나간 애완견이 실종 4일 만에 마을 주민들에게 잡혀먹힌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개를 잡아먹은 주민들은 실종 전단과 현수막을 곳곳에 붙이며 밤낮으로 수소문하던 개 주인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전북 익산시 춘포면에 사는 A(여)씨가 반려견 ‘하트’를 잃어버린 것은 지난달 26일 오전 2시쯤. 밤늦은 시간까지 대청소를 한 뒤 마당에서 쓰레기를 태우던 중 갑자기 ‘펑’하는 소리에 놀란 하트가 집 밖으로 뛰쳐나간 뒤 종적을 감췄다.

하트는 A씨가 10년간 키워온 같은 종 애완견 8마리 중 한 마리로, 몸무게가 40㎏를 웃돌 정도이지만 성격이 소심한 편이어서 작은 소리에도 놀라기 일쑤였다. 기존에도 종종 집을 나갔다 돌아오곤 해 A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다음날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애를 태우다 못해 실종 전단과 현수막까지 제작해 마을 곳곳에 붙이며 수소문한 끝에 “누군가 트럭에 개를 싣고 갔다”는 증언을 확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주변 목격자들의 진술과 CC(폐쇄회로)TV 확인 등을 거쳐 실종견이 4㎞가량 떨어진 한 다리 근처에서 트럭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애완견 하트의 주인 A씨가 실종된 애완견을 찾기 위해 현수막을 붙이고 있다.
익산경찰서는 4일 도로에 쓰러져 있던 애완견을 도살해 나눠 가진 혐의(점유이탈물 횡령)로 B(73)씨 등 3명과 1t 트럭운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B씨 등은 지난달 27일 익산시 삼례읍 한 마을 도로에 쓰러져 있던 A씨 소유의 대형견 ‘올드 잉글리시 십도그’(하트)를 트럭에 싣고 가 도살한 뒤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경찰에서 “도로에 큰 개가 죽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는데, 일반 개와는 모습이 달랐지만 버리기에 아까워 개를 잡아 나눠 가졌다”고 진술했다.

A씨는 “10년을 가족과 같이 지낸 반려견을 위해 5년 전 이곳으로 이사까지 했다”며 “실종견을 주인에게 찾아주기는커녕 잡아먹었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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