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박정훈 ‘쌍욕·찌질’ 설전
朴 “번호 공개로 개딸들 표적 돼”
金 “국회의원은 사인 아닌 공인”
최민희 위원장 진행 놓고도 고성
“‘인간 대 인간으로 옥상으로 올라와’ 그랬더니, 저한테 쌍욕을 했어요.”(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
“김우영 의원님이 그 메시지를 공개해서 얻은 것은 ‘국민 찌질이’ 된 것밖에 없어요.”(국민의힘 박정훈 의원)
1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정감사는 이른바 ‘문자폭로’ 여파로 또다시 파행을 빚었다. 문자폭로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우영·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서로에 대해 ‘허위 조작’과 ‘파렴치’라며 언쟁을 벌였다. 두 의원이 손을 맞잡으며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이 과정에서 여야는 반나절 넘게 국감을 중지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이로 인해 예정됐던 원전 정책과 우주항공청 관련 감사는 늦은 오후가 돼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우주항공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은 개회 41분 만에 파행됐다. 지난 14일 시작된 김 의원과 박 의원의 문자폭로전이 다시 불붙으면서다. 당시 국감장에서 김 의원은 지난달 초 박 의원으로부터 받은 ‘이 찌질한 놈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박 의원 휴대전화번호와 함께 공개했다.
박 의원은 먼저 신상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김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고 제 휴대전화번호까지 공개돼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되면서 전화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문자메시지 공개 과정에서 전화번호가 같이 노출된 것에 대해 “(문자 캡처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번호가 비친 것”이라며 “박 의원은 사인이 아닌 공인으로, 공공연하게 명함을 파서 전화번호를 유권자들에게 알린다”고 말했다.
양측의 공방이 격화되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국감을 중지했다. 하지만 오후에 재개된 국감에서도 문자메시지를 둘러싼 충돌은 이어졌고 감사는 약 14분 만에 다시 중단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최 위원장의 의사진행이 일방적이라며 항의했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이어 최 위원장은 “선택적으로 찍는다. 기자들은 나가 달라”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김 의원과 박 의원은 “한주먹 거리” “너 내가 이겨” 등 언쟁을 벌이다 서로 사과하면서 사태는 봉합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행된 과방위 국감은 오후 4시30분쯤에서야 재개됐고 여야는 윤석열정부 체코 원전 수출 계약과 이재명정부의 원전 정책 등을 두고 감사를 진행했다. 최 위원장은 재개 선포 전 증인과 참고인을 향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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