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사망과 관련해 특별검사 수사를 받고 있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자신의 ‘구명로비’를 둘러싼 관계자들을 전혀 모른다고 재차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17일 국회에서 군사법원을 상대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에게 “저는 아직도 이종호를 안 만났다”며 “이종호도 모르는데 박성웅씨를 어떻게 만나느냐, 주장이 아니라 군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라”고 말했다.

채 상병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군 지시에 따라 근무하다가 사망했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채 상병의 부대장으로,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에서 혐의자로 적시됐다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VIP 격노설’ 이후 혐의자에서 제외됐다. 임 전 사단장이 혐의에서 벗어나는 데 김건희씨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구명로비 통로였다고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수사가 시작된 뒤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이 이 전 대표를 알지 못한다는 주장을 견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가 한 자리에 있는 걸 봤다는 진술이 나왔으나 임 전 사단장은 이를 계속 부인하고 있다. 배우 박성웅씨는 지난달 특검팀에 출석해 “2022년 서울 강남 모처에서 같이 밥을 먹었다”며 “이 전 대표와 아는 사이였고, 그 자리에서 임 전 사단장을 처음 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박씨의 이런 진술 내용을 놓고 임 전 사단장에게 이 전 대표를 여전히 모르는지 질의가 나왔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도 이 전 대표를 모르며 당연히 박씨도 모른다고 거듭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박 의원이 ‘그 자리 목격자가 4명 정도 있다는데 목격자가 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고 묻자 “전혀 알지 못하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답했으며 ‘박성웅씨가 왜 이런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도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적 없다”고 거듭 말했다. 박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위증이라며 언성이 높아지자 “위증이면 반드시 처벌받겠다”고 말했다.
국감에서는 주한미군이 특검의 오산 공군기지 압수수색에 항의서한을 보낸 문제, 내년까지 완료한다는 국군방첩사령부 개편 등이 논의됐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오산 공군기지는 한·미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나 특검이 압수수색을 한 곳은 한국군이 관리하는 공간”이라며 “미국에 통보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위반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방첩사 개편이 사실상 해체로 방첩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안 장관은 “민관군 합동위원회에서 확정된 내용은 아니고 논의 중”이라며 “방첩사를 약화하는 게 아니라 국방부 내 관련 기능을 하던 조직으로 방첩 기능을 이관해 업무를 나눠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조배숙·곽규택 의원은 방첩사 업무 이관이 국가정보원에서 경찰로 대공수사권이 이관되며 수사력이 약화된 것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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