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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태후앓이'…“육사생도와 미팅하고 싶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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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16 12:19:34 수정 : 2016-04-18 16: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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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15학번입니다. 멋진 육사생도님들과 미팅하고 싶지 말입니다. 연락주세요ㅎㅎ”
“□□여대 새내기, 육사생도와 벚꽃을 보고 싶습니다. 연락주세요!”

전국이 ‘태후앓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인 송중기(유시진 대위 역)와 송혜교(강모연 역)의 인기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유시진 대위가 육사 출신으로 특전사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장교로 등장하면서 육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군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 홍보 효과‧이미지 개선에 육군 ‘반색’

‘태양의 후예’가 흥행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는 곳은 바로 육군이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인기가 치솟는 등 군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육군은 CH-47 ‘치누크’ 수송헬기와 UH-60 ‘블랙호크’ 수송헬기를 지원하는 등 제작에 협조하면서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육군 관계자는 “육군사관학교 인근 분식집 게시판에 여대생들이 ‘육사생도와 소개팅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모가 최근 부쩍 늘었다”며 “선배 장교들이 후배 생도들에게 ‘인기 좋을 때 애인을 사귀라’고 조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해외 파병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해외 파병부대의 활동상은 군 당국에서도 홍보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으나 ‘태양의 후예’ 덕분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수십년을 군에서 보낸 예비역 장교들은 드라마를 보며 젊은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다. 한 예비역 대령은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 ‘태양의 후예’를 봤다”며 “유시진 대위의 모습을 보며 군 복무 시절 사진들을 다시 보니 대위 때 모습이 가장 낫더라”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를 보며 ‘남 일 같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군인가족들의 경우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이 군인가족의 고충을 이해를 못했는데, 드라마 덕분에 주변으로부터 ‘너희 남편 고생 많구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군인들은 유시진 대위의 복근을 보고 눈치를 주는 아내들 때문에 복근 운동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군인 특유의 헌신+멜로로 시너지

‘태양의 후예’가 대성공을 거둔 것은 남자 주인공인 유시진 대위의 매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흔히 드라마를 가리켜 “현실과는 반대되는 거울”이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드라마는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다른 판타지를 보여준다. 현실은 1인 가족이 대세지만 드라마에서는 대가족이 등장하고, 출생의 비밀이 밥먹듯 등장한다.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있는 판타지적 요소에 멜로를 더했다. 잘생긴 외모에 화려한 언변과 좋아하는 여자를 향해 몇 번이나 고백하고 위험에 처하면 목숨을 걸고 구하는 ‘순정남’ 유시진 대위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군복을 입히면서 단정하고 각이 잡힌, 남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캐릭터가 더해졌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어떤 형태로든 군 복무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군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은 시청자들에게는 한번쯤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순정남’ 유시진 대위의 캐릭터에 목숨을 걸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의 특성이 결합되면서 재난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을 구하는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한다”는 신조를 가진 군인으로서의 유시진 대위가 만들어졌다.

‘인스턴트 사랑’이라 할 정도로 남녀의 만남이 가벼워지고, 사랑보다 계산이 앞서는 현실에서 유시진 대위의 적극적이면서 진중한 사랑 고백은 현실에 지친 여심을 달랠 ‘묘약’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찾기 힘든 현실을 잊고 싶은 사람들도 유시진 대위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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