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새해인 것은 무언가를 새롭게 희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해는 혼자 오지 않고 희망의 꿈과 함께 온다. 꿈은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존재)라는 인간만이 빚을 수 있는 영롱한 작품이다. 스스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엮어서 도출하는 것이기에 진정한 바람이고, 절실한 도전이다.
소통(커뮤니케이션)하는 존재로서 ‘호모 커뮤니쿠스’가 꾸는 새해의 희망은 무엇이어야 할까. 당연히 경제적 관점으로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와는 다를 것이다. 경제가 최고의 가치이고, ‘돈’이 해결사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보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적 입장으로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려는 ‘호모 폴리티쿠스’와도 다를 것이다. 정치가 최고의 가치이고, ‘권력’이 해결사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호모 커뮤니쿠스는 행복한 개인과 사회는 사람 간의 원만한 소통과 이해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말하기와 듣기의 대화를 통해 의미를 교환하고 상호 이해를 꾀하는 데 가치를 두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과 갈등을 피하고 상호 적응도를 높이려는 성향이 있다. 타인과의 대화 상황에 잘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인지적 소통 유연성’은 대표적인 소통 성향의 하나다(‘A new measure of cognitive flexibility’, Martin & Rubin). 소통 유연성이 높은 사람은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소통 전략을 구사하고, 대화 상황을 충돌이 적게 리드할 수 있으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포함하는 자율성을 누린다.
또한 상대의 말을 잘 경청하고, 진실한 인상을 주고,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타인에 대한 배려에도 적극적이어서 상대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언어 행위를 자제하며, 거칠게 공격하기보다는 순화된 표현을 사용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적절한 소통 행위를 선택하려는 개인의 욕구와 대화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소통 유연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력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개인의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의도가 효율적인 소통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새해에는 정치와 경제 못지않게 소통의 가치와 유용성을 인식하고 실제 생활에서 적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정치와 경제만으로 사람들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민주적 협력 공동체로 나아갈 수 없다. 인지적 소통 유연성의 폭과 깊이가 풍부해지고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아파치 공격헬기 철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4/128/20260104510004.jpg
)
![[특파원리포트] 한한령은 ‘해제’되지 않는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4/128/20260104509996.jpg
)
![[구정우칼럼] 쿠팡은 왜 한국인의 신뢰를 잃었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4/128/20260104509992.jpg
)
![[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소통 유연성](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4/128/20260104509987.jpg
)








